스위스의 초기 근대시대 역사

스위스의 근대 역사1

16세기 동안의 종교 갈등은 17세기 초 30년 전쟁으로 폭발했습니다. 유럽 최초의 세계 대전이라 일컬어지는 30년 전쟁은 여러 국가들이 종교적 목적과 실리적 목적을 가지고 참전했습니다. 프랑스가 대표적인 실리적 이유로 참전한 국가로서 가톨릭 국가였지만 합스부르크가를 견제하기 위해 신교 측으로 참전했습니다. 스위스 역시 실리적 목적을 가지고 이 전쟁을 대응했습니다. 대응의 방식은 프랑스가 참전한 것과 달리 스위스는 이 전쟁에 휩쓸리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내부에 다른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스위스는 중립을 선언했고 혹시 모를 침략을 대비해 약 36,000명의 군인을 국경 지대에 파병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었습니다. 그 결과 큰 피해 없이 전쟁을 피해 갈 수 있었고 거기에 더해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에 따라 스위스는 신성로마제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독립을 인정받기까지 했습니다.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신교는 종교의 자유를 얻었지만 이 조약 하나로 모든 종교 차별이 사라질 리 만무했습니다. 스위스에서도 마찬가지였고 2차례 일어난 종교 전쟁으로 표출되었습니다. 1656년 1차 빌메르겐 전쟁은 취리히, 베른, 샤프하우젠이 연합한 신교 세력과 루체른, 우리, 슈비츠, 운터발덴 등이 연합한 구교 세력과 벌인 내전이었습니다. 이 전쟁에서 구교 측이 승리했으나 1712년에 발발한 2차 빌메르겐 전쟁에서는 신교 측이 승리하며 그간 스위스 내에서 가톨릭이 가지고 있었던 해게모니가 신교로 이동했습니다. 프랑스 역시 종교로 내홍을 겪고 있었는데 1685년 프랑스의 루이 14세가 낭트 칙령을 폐지하자 종교의 자유를 찾아 프랑스의 신교도들이 스위스로 대거 이동했습니다. 유입된 신교도들은 스위스의 경제, 문화적 발전에 보탬이 되었고 18세기에는 프랑스의 계몽사상가들도 스위스에서 활동했습니다. 볼테르는 왕의 총애를 받는 것에 대한 궁정 사람들의 시기를 피하는 과정에서 스위스로 이동했고 루소는 자신의 저서 '에밀' 때문에 발부된 구속 영장을 피하기 위해 스위스로 오게 되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볼테르는 스위스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계몽활동을 했던 반면 루소는 스위스에서도 구속 영장이 발부되어 피신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계몽사상은 18세기 말 프랑스혁명의 사상적 배경을 제공했습니다. 먼 프랑스에서 일어난 혁명은 스위스와도 관계가 있었는데 스위스는 프랑스에 용병을 공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792년 성난 프랑스 민중들이 루이 16세가 있던 튈트리궁을 습격하자 스위스 용병들은 자리를 비켜 맡은 바 소임을 다했고 스위스 용병 786명의 죽음으로 끝났습니다. 이 사건은 스위스인들에게 혁명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왔습니다. 스위스에는 혁명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반감을 가진 사람들로 나뉘었습니다. 혁명에 동조했던 페터 오크스와 라 하르트는 프랑스에 출병을 요청해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부패한 스위스 연방의 전복을 꾀했습니다. 1798년 프랑스군은 큰 저항 없이 스위스를 점거했고 오크스가 만든 헌법이 승인됨으로써 헬베티아 공화국이 출범했습니다. 중앙 집권화된 정치 체제를 가진 헬베티아 공화국이 들어서면서 서 오랜 기간 독립군으로서의 지위를 누렸던 스위스의 각 주들은 독립성을 잃었습니다. 몇 백 년 동안 누리던 자치권을 단번에 잃게 되자 연방주의를 지지하는 세력들에 의해 4번의 쿠데타가 일어났고 거기에 더해 스위스는 나폴레옹 전쟁의 전쟁터가 되면서 1803년까지 무정부 한 혼란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 무정부 상태를 끝낸 것은 바로 프랑스의 나폴레옹인데 나폴레옹은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직접 나섰고 조정법을 제정하여 내분을 종결시켰습니다. 조정법에 따라 기존 13개의 주에 6개가 추가되어 19개 주가 되었고 각 주의 자치권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높은 수준으로 보장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스위스는 다시 프랑스에게 군대를 공급해야 하는 처지가 되어 수많은 스위스 군인들이 프랑스가 일으킨 전쟁에 참전해 목숨을 잃게 되었습니다. 영원할 것 같던 나폴레옹의 위세가 1812년 무리한 러시아 원정 실패로 몰락하기 시작하자 1813년 조정법이 폐지되는 등 스위스 공화국 이전의 과거로 회귀하기 시작합니다.